임소라, <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>, 하우위아
책모임 첫 번째 책.
그런데... 19가지 이야기 중에서 내가 겪은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. 심지어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도.
나는 어디에 살고 있는 걸까?
나도 다른 여성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한 명의 여성인데,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?
아니, 나의 이야기는 이와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과연 중요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? 아니, 과연 진지하게 들어주는 이가 있기나 할까?
여성 이야기는 너무나 중요하고 긴급해서 내가 겪은 부조리함 같은 건 아무리 어딘가에 적어도 빨간 줄로 좍좍 그어질 것만 같다.
'이건 중요한 이야기 아님'. 이런 식으로.
겪지 않은 일에 대해 마음이 동한다 할지라도 쉽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도 이와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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